가끔은 이유없이 힘들때가 있다 | |||||
작성자 | 조** | 작성일 | 2009-05-21 | 조회수 | 27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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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아무 이유 없이 힘들 때가 있었다. 조*영
정규 ESL프로그램이 9월 25일에 시작하기 때문에 우리에겐 2주정도의 시간이 있었다. 그 시간 동안 울산대학교만을 위한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이 프로그램 동안에 우선 버스루트라던가 학교 내의 길을 익힐 수 있었으며, 홈스테이 가족들과 좀 더 가깝게 지낼 수 있었다. 정규 ESL프로그램이 시작하면 적지 않은 과제 때문에 홈스테이 가족들과 대화할 시간이 많이 없기 때문에, 2주는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일찍 마치기 때문에 리자이나 다운타운이나, 이리저리 둘러볼 수도 있다. 또 리자이나를 대표하는 RCMP, Legislative building, First nation university, 와스카나호수 등등 수업 끝나고 이러한 투어들도 참 좋았던 것 같다. 2주 동안 정규수업은 아니지만, 현지의 ESL선생님들과 학교 내에서 어떠한 수업을 하는지 대충 몸으로 실감하게 해주었고, 미리 준비하는 기간이었던 것 같다. 영어에 대한 감을 잃지 않게 해주었다고 할까 나름 placement test를 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워낙 기초가 부족했던 탓인지 030반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렇지만 불만하거나 좌절하지 않았다. 그저 현재를 즐기고, 기초부터 다지겠다는 생각을 했다. 030은 어느 날, Aressandro라는 우리 반 브라질학생이 캘거리 여행을 제안했다. 저번 벤프여행 때 캘거리를 제대로 구경하지 못했던 점, 그리고 다른 국적의 사람들만 보여서 여행을 간다는 것에 대한 흥미로움에 끌려 결국 중간고사 끝나는 날 주말을 이용해서, Canadian 홈스테이아저씨, Brazilian Aressandro, 중국인 Azure, 일본인 Kaoru, 그리고 한국인 나. 우리는 그렇게 캘거리를 가게 되었다. 한달 전, thanksgiving day휴일을 이용해서, 우리학교 학생들과 함께 갔던 것도 참 좋았지만, 한달 만에 다시 찾아간 벤프는 벌써 눈이 덮여져서 정말 환상적이었다. 참!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는, speaking, listening, reading and writing으로 나눠져 있다. Speaking presentation은 미리 주제를 알려주고 그 주제에 맞게 발표 준비를 해서 발표를 하고, 나머지 세 파트는 우리가 배웠던 Text book와 관련된 내용의 주제의 reading, speaking and writing 시험을 친다. 우리 반은 선생님뿐만 아니라, classmates모두도 너무나 좋고, 다른 반에 비해서 친밀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물론 처음부터 우리 반이 이렇게 잘 지냈던 건 아니다. 우리 반은 총 15명중 울산 대학생 3명, 한국인(전주대)1명, 스페인, 브라질, 일본인, 태국인 각각1명, 그리고 나머지가 모두 중국인이었다. 한국에서부터 여기 오는 중국인들은 아주 부자라고 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정말 자기들 밖에 모르고, 문법은 엉망이지만 어찌되었든 말은 잘 뱉어 내어서, 사실 처음엔 많이 기죽었고, 너무 너무 싫었다. 그렇지만 그것도 하나의 문화라고 생각하고 넘어가니, 다들 잘 지내게 되었다. 우리 반은 지각을 하거나, 교실에서 하품을 하거나, 각자 나라의 말(한국말)을 쓰면, 1달러씩 벌금을 내는 제도를 했다. 그렇게 모은 벌금이 학기 말이 되니 40달러가 되었다. 그 돈으로 뭐할지 고민하다가, Rita집에서 Potluck party를 하기로 했다. 각자 나라의 음식들과, Rita가 준비한 디저트. 그날 정말 푸짐하게 먹었던 것 같다. 이곳은 한국보다 훨씬 외박이 자유로운지라, 거의 주말마다 친구들 집에서 슬립오버를 했다. 같이 가끔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 주말 내내 한국어를 쓰고, 그러고 나서 다음 주가 시작되면 영어가 잘 나오지 않았다. 그때 느꼈다. 이래선 안 되겠구나, 그래서 웬만하면 주말엔 홈스테이 가족들이나, 외국 친구들과 시간을 보냈다. 캐나다에 온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을 때, 친구 집에 갔다가 버스를 잘못 타서 길을 잃은 적이 있다. 내가 있는 곳이 어딘지도 모르겠고,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몰라서, 그저 그 주위만 뱅뱅 돌아다녔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길을 묻거나 버스를 찾아야 했었는데, 아무 생각도 나질 않고 그저 서럽기만 해서 길가에서 엉엉 울고 있었다. 그런데 저쪽 앞에서 많이 보던 차가 후진해서 내 쪽으로 오고 있는 게 아닌가, 우리 집 홈스테이 아저씨, 아줌마였다. 우리 집 홈스테이에는 젊은 부부와 1살짜리 아기가 있다. 실제로 나이차이가 별로 나지 않아서, 정말 친언니, 오빠처럼 이런 저런 사소한 이야기도 잘 들어주었고, 많은 조언을 해주었다. 또한, 집에 DVD가 정말 많은 터라, 주말마다 영화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누구에게나 힘든 시간이 올 것이다. 그렇지만 불쌍하다고, 외롭다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정말 끝도 없이 한국이 그립고 슬퍼질 것이다. 나 역시 홈스테이 가족들이 정말 가족처럼 잘해주지만 그래도 정말 친 가족이 아님을 느낄 때, 의지할 친구들이 많이 생겼지만 그래도 마음이 허전하고 외로울 때, 나름 열심히 영어를 배우고 공부하고 있지만 노력한 만큼 늘어난 실력이 느껴지지 않을 때, 가끔은 아무 이유 없이 힘들 때가 있었다. 그렇지만 그럴 때마다 절대 무너지지 않겠다고, 나 자신을 강하게 만들려고 노력했다. 한국에서 나는 가족에게도 친구에게도 남자친구에게도 정말 의지하고만 살았던 것 같다. 그렇지만 여기 와서 배운 것 한 가지는, 외로워도 힘들어도 혼자서 꿋꿋이 이겨낼 수 있는 그런 강한 내가 되는 것이다. 캐나다에서 생활 한지 3개월, 늘 잘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을 하다 보니, 정말 좋은 일들만 생겼던 것 같다. 앞으로 3개월, 그리고 더 길게는 9개월 동안 더 열심히 해서 지금보다 더 많이 발전한 내가 되어있기를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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