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학교 | 영어영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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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학습  끝자락에서의 설렘..
작성자 김** 작성일 2009-05-21 조회수 1797

현장학습의 끝자락에서 설렘을 느끼며…….


20060071
김 * 희

 

2005, 11. 기대는 했지만 정말 현실이 될 줄은 몰랐던 일이 일어났다. 울산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수시합격. 2년이 지난 지금, 마음의 언어를 말로써는 도무지 형용할 수 없었던 그날의 느낌이 문득 떠올랐다. 2007, 12 6일 현재시각 밤 8 15. 나는 지금 ESL프로그램의 끝자락에서 그 날의 나처럼 설렘으로 가득 차있다. 마지막 하루를 남겨두고 가슴 벅찬 설렘을 느끼는 사람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심장이 쿵쾅거린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2년 전 꿈 많았던 나를 되새겨 보는 중이다. 한가지 되짚어야 할 점이 있다면 나는 지금 현재보다 그 시절 더 많은 꿈을 꾸었고, 더 큰 꿈을 그렸었다는 것이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그 당시의 나의 꿈은 헛웃음을 만들어 내기에 충분하다. 지금의 나를 두고 너무 삭막해진 것이 아니냐고 질책할지도 모르지만 나는 현실을 직시하는 모습을 배워야만 할 필요가 있었다. 이곳 캐나다가 나에게 가르쳐 준 것들 중에서 가장 내세울 만한 것이 바로 이점이다. 한국에 있었을 때, 나는,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사는 사람이었다. 매번 시험기간에는 벼락치기로 일관했었고, 어쩌다 한번 벼락치기가 성공을 가져다 주었을 때에는 큰 노력 없이 얻은 성과에 엄청난 긍정의 시각으로 노력의 중요함을 비관하곤 했다. 사람은 운으로 산다고 생각했고, 노력은 운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입장에서 나는 가장 선두자리에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런 어리석은 나의 생각에 변화를 일게 만들어준 이번 캐나다 현장학습 프로그램은 평생 잊혀지지 않을 소중한 경험으로 남을 것이 분명하기에 조금이라도 서투른 글 솜씨로나마 3개월의 생활을 기록해보고자 한다.


 
먼저 이곳에 와서 크게 깨달은 점은 앞서 말한 것과 같이
현실 직시이다. 여태껏 나는 영문과라는 보기 좋은 이름표를 달고는 자만심에 빠져 있었다. 한국에서 중학교 때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영어를 8년째 배워왔으니 영어에 대해 많이 안다면 안다고 생각을 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ESL 프로그램의 시작을 알리는 반 편성 테스트를 쳐본 결과, 내 성적은 기대 이하의 모습으로 날 맞이하고 있었다. 기초가 얼마나 부족했는지를, 기초의 중요성을 느끼고 또 느꼈다. 그렇게 수업은 시작되었고 나의 캐나다 생활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언어의 다름으로 인해 겪는 어려움은 말 할 것도 없으며 문화의 차이 또한, 만만치 않은 캐나다 생활을 만들어 주었다. 낯선 사람들과, 낯선 집에서, 언어의 커다란 장벽 앞에 수많은 좌절을 하기도 했다. 내가 말하는 것을 행여나 홈스테이 가족이 알아 듣지 못했을 시에는 자신감이 저절로 사라지는 내 모습에 실망도 많이 했다. 나는 간단한 질문조차 머리 속으로 수없이 생각해야 할 만큼 문법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 영어를 듣는 쪽에 있어서도 이해를 못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그야말로 나는 엉망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다 아는 척, 꿈만 컸던 어리석은 사람이었다. 그 누구도 자신이 겪어 보기 전까지는 어떤 것에 대해 깨닫기란 쉽지 않다. 나는 현장학습을 통하여 얻은 이 하나의 깨달음만으로도 아주 큰 것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이 깨달음으로 인해 내가 노력해야만 하는 것을 절실히 느꼈기 때문이다. 노력하는 자를 아무도 따라갈 수 없다고 했던가. 이제 나에게 그 말은 내 인생의 목표가 되었다. 노력...내가 평생을 살아가면서 절대 소홀히 해서는 안될 단어임에 틀림이 없다는 것을 이번 현장학습으로부터 배웠다.


 
뿐만 아니라 캐나다 현장학습은 정말 많은 것을 가져다 준다. 단지 영어실력의 향상을 위해 여기에 온 것이 사실이지만, 나는 그 이상의 소중한 경험으로부터 많이 성숙할 수 있었음을 감히 말하려 한다. 나는 한국에 있었을 때, 빨래도 청소도 설거지도 잘 하지 못하는 철부지 장녀였다. 캐나다로 떠나기 전, 부끄럽지만, 나의 부모님이 가장 걱정했던 부분은 바로 내가 혼자 모든 것을 해나갈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나는 정말 세탁기 한번 사용해 본적이 없는 답답한 사람이었다. 그런 나에게 한글이 아닌 영어로 배운 세탁기 사용법은 어려울 수 밖에 없었고 두 세 번 더 물어본 후에야 남들은 다 할 줄 아는 것을 나도 알게 된 것이다. 그리고 캐나다 생활에서 먹는 것에 대해 말하지 않는 다면 정말 서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나는 인스턴트 음식뿐만 아니라 패스트푸드, 고기, 치킨, 스파게티 같은 것들을 너무나도 즐겨 먹었고 좋아했기에 캐나다에 오면 행복에 겨워 살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엄마가 해주는 음식의 소중함을 가슴 깊이 느끼는 중이다. 늘 반찬으로 투덜거렸던 내 자신이 너무나도 부끄러웠고 매번 밥상을 받는 입장에만 있으려고 했던 점을 반성하는 바다. 나는 스스로 아침을 챙겨 먹고, 점심도시락을 싸고, 내 방 청소를 해보면서 이제야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나이만 먹었지 할 줄 아는 건 없었던 나에게 캐나다에서의 3개월은 내게 스스로 할 수 있는 힘을 기르게 해준 고마운 시간이다. 또한 부모님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을 매일같이 느낄 수 있게 만들어 준 것도 이번 현장학습프로그램을 통해서이다.


 
나는 영어 그 이상의 많은 것들을 배웠고, 느꼈고, 깨달았다. 물론 여전히 영어를 사용하는데 있어서는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동기가 생겼기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늘 최선이란 말을 최선이 아닌 최선으로 사용하곤 했는데 염치없게도 다시 한번 최선이란 단어를 사용해보려고 한다. 지난 3개월을 돌아보면 좀 더 열심히 하지 않았음을 후회 할 수 밖에 없지만 그로부터 느끼고 배운 모든 것들은 나에게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자산이 되었다. 내가 2년 전 품었던 많은 꿈들, 지금은 저만치 멀어져 버린 나의 꿈들을 이번 현장학습으로 인하여 다시 한번 꿈꿔보려고 한다. 또 다시 한번 시도해 보려고 한다. 다시 한번 꿈꿔 본다면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마구 솟는다. 비록 현장학습 프로그램은 마지막 하루를 남겨두었지만 지금 내가 다시 설렘을 느낄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꿈을 꿀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 아닐까 


평생 잊지 못할 2007년의 3개월은 훗날 내 인생의 밑거름이 되어줄 것이라고 확신하며 이만 줄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