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순간도 포기한적없는 자신에게 박수를 | |||||
| 작성자 | 박** | 작성일 | 2009-05-21 | 조회수 | 10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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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꼽지도 못할만큼의 시간을 비행기안에서 보내고, 지친 몸으로 Regina에 도착했을때는 이미 늦은 저녁이었다. 아직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저녁을 먹고, 대략적인 house rule을 파악한뒤에는, 내가 캐나다에 와있다는 것조차 잊고서 잠에 빠져들었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1년만에 다시 만난 캐나다는 여전히 푸름과 녹색을 간직한 채, 눈앞에 또렷한 지평선을 보여주었다. 높은 빌딩이 난무하는 울산에서는 결코 보지 못할 광경이었다. 게다가 Regina는 캐나다내에서도 ‘햇살의 축복을 받은 도시’ 라 불리울만큼 볕이 따사로운 곳이었다.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Good morning, 리자이나에서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Prep. Program 본 수업이 시작되기 전 2주간 Prep. Program 이 열렸다. 2주간의 텀동안 학생들이 영어에 대한 감각을 끌어올리게끔 하는 시간이었는데, 듣기 시험을 통해 두개의 반으로 나누었다. Listening, Writing, Reading, Speaking 네개의 분야에 대한 기본적인 틀을 잡아준다고 보면 되는데, 이때동안 습득했던 기초지식은 후에 본 수업에서 큰 도움이 되었다. 게다가 이 기간동안은 수업시간이 길지않고 과제 또한 많지 않았던데다가, 거의 흥미 위주의 수업이 진행되었으므로 자연스럽게 내 생활속 영어의 비중을 높여갈 수 있었다. 수업외에는 거의 홈스테이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냈는데, 기본적인 캐나다문화를 이때 습득했던 것 같다. 가장 날씨가 따뜻하고 일조량이 많았던 때였으므로, 주변의 공원이나 박물관, 영화관을 돌아다니며 친구들과 재밌는 시간을 보냈다. English Second Language 10월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ESL수업이 시작되었다. 010에서 050까지의 반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수준별 수업이 실시되지만Listening, Writing, Reading, Speaking 네 분야를 다룬다는 것에 있어서는 동일했다. 한 교실에 평균 15명의 학생이 배정되며 다른 국적을 가진 학생들이 많아 외국인 친구를 사귀기에 좋았다. 물론 이들과는 영어로 대화해야 했는데, 그들도 나도 유창하지는 못했으나 스피킹을 늘리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학기중에는 과제와 발표가 많아서 슬럼프에 시달린적도 있었지만, 한단계씩 극복할때마다 내 실력이 자라는 것을 느끼며 더더욱 영어공부에 심혈을 기울였다. 사실 내게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writing 이었다. 내가 겪어야 했던 모든 슬럼프가 writing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작문이라는 영역은 내게 넘을수 없는 산과도 같았다. 담당선생님께 몇번씩이나 상담요청을 하고, 몇번씩이나 개인적으로 writing을 해서 검사를 맡고, 자문을 받았어도 아직까지 작문은 내 가장 취약한 영역이다. 아직까지도 영어 문장에 대한 감각이 올바로 틀을 잡지 못해서, 매번 글을 쓸때 머릿속에 한글로 문장을 만든 다음 그것을 영어로 번역하는 버릇을 쉽게 고치지 못하는 탓이다. 영어로 말을 하건 글을 쓰건 사고 자체를 영문화 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인 것 같다. 가끔 친구들이나 가족들과 대화할때 나도 모르게 생각을 영어로 하곤 하는데, 그럴때마다 내 스스로 놀란다. 한국에 있었더라면 상상도 못했을 일이다. 아무리 writing이 험난한 코스라고 해도, 힘든 만큼 좀더 열심히 연습한다면, 언젠가 번역을 거치지 않고도 유창하게 글을 쓸 수 있을거라 믿는다. 신문기사를 읽을때 길이가 긴 문장을 두번이상 읽지 않고도 뜻을 파악해냈을때의 그 희열을, writing에서도 느낄수 있을 거라 믿는다. ‘keep going.’ 의 중요성을 절실히 파악하고 실행해나가고 있으므로.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캐나다 생활에서 얻은 가장 큰 결실은 speaking이 아닌가 싶다. 물론 그 속도와 발음이 원어민을 따라가지는 못하지만, 가끔 생각치도 않았던 농담들이 영어로 튀어나올때나, 생각 자체를 영어로 하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할때는 그만한 보람도 없다. 영어 원어민이 아닌 외국인 친구들과, 내 모국어가 아닌 제2외국어로 소통한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경이로운 일이다. 한국인 친구들과도 몇번 영화로 대화하기를 시도해봤는데 매번 실패하기 일쑤였다. 영어로 대화하는 시간을 조금만 더 늘렸다면 speaking이 더더욱 향상되었을텐데, 하는 후회를 이제서야 해본다. 타지에서의 생활이 3개월째 접어들고 있다. 몸무게, 가족과 친구에 대한 향수, 고국에 대한 그리움이 는것에 비례하게 내 영어실력도 그만큼 향상되었다. 이러한 비례관계라면 십년쯤 몸무게가 늘고, 그리움이 느는것 까지도 충분히 견딜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절대로 잊지 못할 외국인 친구들을 만들었고, 파란눈에 금발머리를 한 외국인과도 가족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배웠으며, 무엇보다 캐나다에 오기전에 비해 내 영어실력이 월등하게 향상되었다. 캐나다행을 고민했던게 무색해질 만큼 많은 것을 얻은 지금, 영어에 대한 자신감 또한 높아졌음을 느낀다. 한국에 돌아가서도 절대로 영어공부를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한다. 마지막 수업을 끝내며, 반친구들이 써준 롤링페이퍼에는 하나같이 ‘웃음을 잃지 않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는 내용의 메시지들이 적혀있었다. 매번 자신을 깎아내릴줄만 알던 나는, 처음으로 내 자신에게 관대해져본다. 힘들어 죽겠단말을 입에 달고 다녔어도 단 한순간도 포기해본 적 없는 내게, 이제는 어깨를 두들겨주고싶다. 생전 처음 겪어보는 영하 20도 강추위에서도 감기 한번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지냈던 내게, 늘 웃음을 잃지 않았던 내게, 생애 처음으로, 진심을 담아 박수를 보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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