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울산대학교 학생 여러분, 자랑스러운 울산대학교 동문 및 교직원 여러분, 그리고 존경하는 내빈 여러분, 오늘 귀한 시간 내시어 이 자리에 함께 해 주신 데 대해 깊이 감사드립니다.
저는 오늘로 울산대학교의 제8대 총장으로 정식 취임합니다. 개인적으로 더 없는 영광스런 일이기에 저는 당연히 기쁨에 들떠 있습니다. 그와 동시에 저는 울산대학교의 도약과 발전을 이끌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에 눌려 있기도 합니다. 총장으로서 저의 능력을 다 해 대학 발전에 이바지하겠습니다.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울산대학교, 세계와 경쟁하는 울산대학교를 만들기 위해 진력하겠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1970년에 창립된 울산대학교는 지난 40여 년 동안 눈부신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학생 수로 생각하면, 200명의 신입생으로 시작했던 우리 학교가 이제는 14,000여 명의 학생이 재학하고 있는 굴지(屈指)의 종합대학이 되었습니다. 당시 연간 국민소득 200$에 머물렀던 극빈(極貧)의 나라 대한민국은 이제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발전하였습니다. 이 대학의 설립자이신 아산(峨山) 정주영(鄭周永) 선생께서 지니셨던 개척과 도전의 정신이 없었다면, 세계사에 유례가 없는 대한민국의 발전은 물론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젊은 시절 지녔던 배움에 대한 당신의 타는 듯 했던 목마름이 후손들에게 대물림되어서는 안 된다는 아산 선생의 숭고(崇高)한 정신이 울산대학교의 바탕입니다. “젊은이들이여! 이 배움의 터전에서 열심히 학문을 익혀 드높은 이상으로 꾸준히 정진하기 바랍니다”라는 그의 말씀을 울산대학교의 구성원 모두는 잊을 수 없습니다. ‘꾸준한 정진(精進)’. 그렇습니다. 우리 모두의 꾸준한 정진으로 울산대학교도 대학으로서 세계사에 유례가 없는 큰 발전을 이루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울산대학교 구성원 모두의 소명(召命)입니다.
사실 우리 울산대학교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국내의 명문사학으로 우뚝 섰습니다. 학문을 이해하고 대학을 각별히 사랑하는 재단의 정몽준(鄭夢準) 이사장님, 그 동안 대학을 이끄셨던 전임 총장님들, 교육과 연구에 진력해 오신 교수님들, 그리고 행정 지원으로 이바지한 교직원 등 모두의 합일(合一)된 노력이 대학의 발전을 일구었습니다. 울산시민과 동문 여러분의 남다른 대학 사랑도 큰 힘이었습니다. 울산대학교는 바로 이런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힘을 바탕으로 울산대학교는 이제 세계 속의 명문으로 발전할 수 있는 도약대(跳躍臺) 위에 서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앞날은 지나온 날들보다 훨씬 어려움이 많을 것입니다. 지구촌(地球村) 시대로 비롯된 무한경쟁은 고등교육 분야에서 특히 두드러집니다. 국내 여건만 고려해도 앞으로 대학입학 정원이 고등학교 졸업생 수를 능가하게 되며, 따라서 경쟁력 없는 대학들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습니다. 생존을 위한 대학 간의 치열한 경쟁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존경하는 교직원 여러분,
우리 울산대학교처럼 도약의 단계에 오른 대학이 갈 수 있는 길은 결국 두 가지뿐입니다. 교육과 연구의 수준 향상을 통해 세계와 경쟁하는 대학으로 발전하거나, 아니면 대학의 존립 자체를 위협받는, 있어도 좋고 없어도 되는, 그런 대학으로 추락하는 길입니다. 우리 울산대학교가 가야 할 길은 너무나 자명(自明)합니다. 그 동안 우리가 쌓았던 토대 위에 현재 우리가 지니고 있는 힘을 결집하면 우리는 세계와 경쟁할 수 있습니다. 이는 물론 각고(刻苦)의 노력과 꾸준한 정진이 필요한 일이지만, 절대 불가능하지는 않은 일입니다.
저는 대학개혁 혹은 혁신과 같은 단어는 믿지 않습니다. 대학 조직의 특성상 갑자기 많은 것이 바뀔 수는 없으며, 또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 울산대학교의 도약이 종래에 해오던 일의 반복으로는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은 너무나 확실합니다. 도약을 위해 우리 울산대학교는 끊임없이 변화를 모색해야 합니다. 대학이 갖는 보수성(保守性)은 매우 의미 있지만, 우리 울산대학교는 이제 변화를 망설일 시간적 여유가 없습니다.
생각해 보면, 변화는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들 개인의 삶과 우리 사회를 가장 큰 폭으로 관통(貫通)하는 단어입니다. 대학 밖의 사회에서는 변화가 이미 일상생활처럼 되었습니다. 저는 그런 의미에서 우리 대학의 모든 구성원들이 좀 더 개방적인 자세로 바깥 사회의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방은 밝고 폐쇄는 어둡습니다. 개방은 다양성을 가져오지만 폐쇄는 획일성을 초래합니다. 개방은 경쟁을 가져오지만, 또 협력을 유발합니다. 경쟁의 폐해는 당연히 방지해야 하지만, 대학 내부 구성원 간의 경쟁을 회피하면서 대학의 경쟁력을 높일 수는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우리 울산대학교가 ‘개방과 경쟁’을 준비하고 받아들이며, 또 그로부터 얻어지는 결실을 우리 사회와 공유하는 대학이 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울산대학교는 울산(蔚山)의 대학교입니다. 무엇보다 우선해 지역의 발전에 기여해야 합니다. 울산은 이미 여러 측면에서 세계적인 도시이기에, 울산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지녀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목표는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울산대학교, 세계와 경쟁하는 울산대학교가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저는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대학을 운영하고자 합니다.
첫째, 교육과 연구의 수월성 향상을 강력하게 추구할 것입니다. 대학은 지식을 전달하는 교육기관이자 동시에 지식을 창조하는 연구기관입니다. 교육과 연구는 대학이라는 수레의 두 바퀴입니다. 대학이 하늘을 나는 새라면, 교육과 연구는 두 날개입니다. 이 두 날개가 모두 활발한 날갯짓을 펼쳐야 비상(飛翔)할 수 있습니다. 비상을 위한 힘든 날갯짓은 결국 교수님들의 몫입니다. 모든 교수님들께 배전의 노력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저는 총장으로서 대학이 높이 오르는 데 기여하는 교수님들의 노력에 대해 충실히 보상하겠습니다.
둘째, 대학의 발전 속도를 높이기 위해 이미 시행 중인 조선해양, 화학공학, 의학 분야에 대한 일류화 사업을 중단 없이 추진하겠습니다. 경쟁력 있는 분야를 우선 발전시켜 국제 수준에 도달케 하고, 그로써 여타 분야의 발전이 견인되는 방식에 대학구성원 모두가 동의하리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그러나 저는 결국 이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안이라고 확신합니다. 상기 분야 이외에도, 지난 날의 전통을 벗어버리면서 교육과 연구 수준을 획기적으로 제고하려는 학문 분야에 대해서는 그 노력을 최대한 뒷받침할 것입니다.
셋째, 저는 분야별 일류화 전략과 함께 대학 전체의 특성을 만들어 가는 방향으로 대학 발전을 도모하고자 합니다. 다시 말해, 울산대학교만이 지니는 독특한 이미지를 갖추도록 할 것입니다. 산학협동(産學協同)은 이미 우리가 갖고 있는 중요한 특성입니다. 더욱 활발한 산학협동을 위해 노력을 경주해야 합니다. 아울러 21세기 중요한 화두(話頭)중의 하나는 환경이며, 울산은 해양도시라는 사실에 주목하여야 합니다. 그러한 점에서 저는 우리 울산대학교의 학문적 특성화 전략을 환경(環境)과 해양(海洋)에서 찾아보자고 제안합니다. 예를 들어 환경사회학, 환경법, 환경행정, 환경디자인, 그리고 해양과학, 해양공학, 해양에너지 등에 우리의 힘을 모으면, 울산대학교는 빠른 시일 내에 관련 학문의 큰 축(軸)이 될 것입니다.
넷째, 대학행정의 효율성을 제고하겠습니다. 대학의 기본인 교육과 연구가 원활히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행정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책임행정이 구현되어야 하고, 그런 측면에서 학교체제를 간소화하면서 권한을 집중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대학구성원 모두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학생, 직원 그리고 교수님들의 의견을 폭 넓게 들으며, 우리 울산대학교의 구성원들이 늘 기쁘고, 신명나게 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에도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최고 수준의 정보환경 구축, 강의실과 실험실 확충, 각종 복지 및 지원체제 개선에 각별한 노력을 경주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교직원 여러분,
저는 긍정의 힘을 믿습니다. 울산대학교는 세계와 경쟁하는 대학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세계 어디에 내어 놓아도 손색 없는 교수님들의 능력과 직원들의 책임의식을 저는 믿습니다. 모두 자신감을 갖고 우리 대학 발전에 적극 나서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사랑하는 학생 여러분,
여러분은 청춘(靑春)의 나이입니다. 푸르른 봄철입니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계절이지만, 준비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꾸준한 정진’. 이 다섯 글자를 잊지 말기 바랍니다. 꾸준히 노력하면 한 사람의 힘으로 태산(泰山)도 옮길 수 있습니다. 청춘의 귀한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말기 바랍니다. “그대가 헛되이 보낸 오늘이 어제 죽어간 이들이 그렇게 살고 싶었던 내일”이라는 말을 명심하며, 하루하루를 의미 있는 시간으로 채워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존경하는 울산시민과 대학동문 여러분께 인사 올립니다.
그 동안 각별한 사랑과 관심으로 울산대학교를 지켜주신 데 큰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분의 자녀를 훌륭한 인재로 키우고, 지식과 문화를 창조하며, 지역의 발전에 앞장서는 대학, 이를 통해서 세계와 경쟁하는 울산대학교가 되겠습니다. 울산시민 여러분이 대한민국 발전을 이끈 것처럼, 이제는 울산대학교가 지역 발전을 이끌겠습니다. 동문 여러분도 잊지 않고 있습니다. 따뜻한 어머니의 품 같은 모교(母校)가 되겠습니다. 그리고 동문들이 항상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 모교가 되겠습니다.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울산대학교, 세계와 경쟁하는 울산대학교가 되기 위한 우리들의 노력을 모두 모두 성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이 자리에 오신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깊은 감사를 드리며, 늘 건강과 행운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이상으로 취임의 인사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