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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ir]소나무동산 건립비화
작성자 구** 작성일 2014-04-12 조회수 1191

[국립대 개교를 대비한] 작은 소망 두 가지 !

 

                                               울산대전자학보 ( http://uounews.com )에 게재된 글을 퍼 옮긴 것임

                                                                                                  

                                                                                                   2007년 2월 중순 영어영문학과장

   

 

지난해 비보직 원로교수란 신분으로 본부에서 두세 번 식사초대가 있었다. 하지만 그 때마다 수업이 있어 참석을 하지 못했다. 그러고 보니 울산대에 몸 담은지도 벌써 28年... 강산이 세 번 정도 바뀌어가는 상황이니 원로교수란 칭호가 그렇게 낯설지만은 않은 것 같다. 그 동안 어려운 IMF 때에도, 고용불안 없이 본업에 충실하게 해준 내 직장 울산대가 난 늘- 고맙다. 그런 중에 교수홈피 경연대회로 최우수상을 받게 되었다. 대교협 학과평가에 도움이 된다하여 구축하였는데, 짬짬이 챙기다보니 뜻하지 않은 수상에 이르게 된 것이다. 그런데 묘한 것이 사람의 심리던가. 상을 받고 보니 간(?)이 커지고, 그러다 보니 학교 발전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작지만 엄청 큰 소망(所望) 두 가지를 갖게 되었다.

 

소망(所望)의 하나는 국립대(UNIST)가 오기 전에 학교나 학과 차원의 알찬 홈피를 많이 운영함으로써, 사이버(cyber) 공간을 우리가 확실하게 선점(先占)하는 것이다. 사실 현대는 정보화 시대요, 정보화 시대의 많은 것은 인터넷으로 통한다. 인터넷 보급률 세계 1위인 우리나라 경우, 사이버 공간의 선점은 경쟁력 제고를 위한 중요한 축(軸)이 될 수밖에 없다. 그 결과 학교마다 정보검색과 같은 수동적 활동에서 나아가, 홈피구축과 같은 능동적 사이버 활동에 적지 않은 관심을 쏟고 있다.

 

그러면 우리 학교의 홈피 구축 수준은 어떠한가? 정보화를 위한 hardware는 모르겠지만, software, 즉 학과나 교수개인의 홈피구축, 그리고 이에 대한 구성원들의 관심도는 많이 떨어진다는 생각이다. 이는 경연대회 시상식 참가자들의 한결같은 의견이었다. 실제, 우리와 비슷한 수준의 他대학들과 비교해 문수동산의 홈피 구축숫자가 60%에 불과하다는 통신원의 통계수치와, 대교협 평가단 총평에 ‘홈피 개설이 부족하다' 지적 사실도, 우리가 우리의 능동적 정보화 수준을 곱씹어 봐야할 이유인 것 같다.

 

지난 1년 반 동안 홈피를 꾸리면서, 학과나 학부의 홈피에 대한 문수인들의 관심이 특-히 아쉬웠다. 학교홍보나 신입생 유치를 위해 책자를 만들고, 입시설명회 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만, 신세대의 취향에 맞게 학과의 홈피를 제대로 챙기는 것이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는 나름의 판단 때문이다. 사실 인터넷 보급률 제 1 국가에서 고3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어디를 찾아가겠는가. 입시생을 둔 모 학부모 교수님의 말씀을 구태여 인용하지 않아도 그 해답은 자명하다. 이와 관련된 필자의 소견은 "학교나 학과의 정선된 자랑거리와 특색을 한 곳으로 모아 학과마다 잘 배열된 수험정보 코너를 만들어, 이를 본 학부모나 수험생이 저절로 문수가족(文殊家族)이 되고 싶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모양새 있게 내실을 갖춘 학과나 구성원들의 멋진 홈피! 그것도 다수의 구성원이 뜻을 같이 하여 시너지 효과(synergy effect)까지 얻는다면, 그것 자체가 바로 학교 및 입시 홍보요, 그것 자체가 바로 경쟁력 제고의 한 축이 아니겠는가. <참고로 울산대학교 영어영문학과의 홈페이지는 영문 version을 포함하여, 한국대학교 제1의 학과홈피라고 감히 자부한다. 2008년 3월1일. 영문학과장>

 

또 다른 소망(所望) 하나는 캠퍼스 남쪽과 북쪽에 멋진 조형물을 세워, 그로 인해 주변 전체가 upgrade 되어졌으면 하는 것이다. 국립대가 오면 캠퍼스 조경은 어차피 상대가 되지 못하겠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나름의 여건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본다. 현 본관과 잔디정원이 건립되기 전 어느 졸업식 날, “이 놈의 학교는 졸업하는 마당인데도 사진 찍을 만한 곳 하나 없다” 는 이야기를 우연히 들었다. 몸담고 있는 교수로서 너무나 가슴이 아팠다. 그 후 전임 L 총장님 시절, 학교의 시설분과 위원회가 열렸다. 그 석상에서 총장님이 하신 말씀이 기억난다. “인문대, 경영대, 사회대에는 여학생들도 많고 하니, 그 core area에 정말 멋진 조형물 하나 올려야지. 일단에는 몽돌 등이 깔린 작은 정원(garden with pebbles), 이단에는 둥글게 분수(fountain)가 올라가고, 삼단쯤에는 가칭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Rodin's Thinker) 정도로... 그래서 TV에 나오는 서울소재 유명대학의 어느 조형물에도 뒤지지 않는 멋진 것 하나 만듭시다 ”라는 것이었다.

 

많은 기대를 하였다. 생명의 원천이 물이라면서 14,000 여명의 생활공간이자, 한국 제일의 재단이 챙기는 캠퍼스에 분수 하나 없고, 작은 호수 하나 없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선인장 조각상이 왔다. 오가는 많-은 사람들이 입(?)을 대었다 . 특히 봄꽃 축제의 어느 날, 지나가던 두 여학생의 말이 더욱 마음을 아프게 하였다. “저 선인장은 동서에서 보면 남자의 남근(男根) 같고, 남북에서 보면 꼭 dildo 같다”는 이야기였다. 들은 그대로의 내용이요, 또한 100% 공감이 가는 말이었다. 다수의 의견이 궁금하여, 지난 1년 반 동안 설문조사를 하였는데, 500여명이 의사를 표명해 주었다. 홈피경연대회 평가에 전교생 중 270여명이 참가한 것을 감안하면, 관심도가 엄청나게 높은 편이다. 참여자의 76%가 현재의 '선인장 조각상'에 대해 '의견수렴/교체요망'을 택하였고, 불과 12% 만이 '좋다. 마음에 든다'라고 하였다.

 

위 여론에 힘입어, 캠퍼스 조형물 건립을 위한 작은 시작을 하였다 . '조형물 건립'이란 지정기탁으로 1,000만원의 발전기금을 약정하였다. 10만원으로 100개월 예정이니, 이제 겨우 두 달을 낸 상황이다. 그것을 불입하고 이렇게 생색을 내다니... 하여 혹자는 글 자체에 색안경을 씌울지 모르겠지만, 열린 마음을 기대한다.

 

다음은 통신원 홈피담당자 J씨의 글이다. 홈피 제작에 도움을 준데 대한 필자의 감사 인사와 위의 소망 언급에 대해 보내 온 답신(答信)으로, 필자가 위험(?)을 무릅쓰고 이런 글을 쓰도록 용기를 준 글이다.

 

안녕하세요. 주말은 잘 보내셨습니까? (홈피 최우수상 수상!) 열심히 노력하신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중략) 저도 평소 학교의 시설이나 조경 등에 관심이 많은데, 선인장 조각상은 꼭 교체를 하여야 할 것 같습니다. 사실 우리 학교에는 추억을 남길만한 곳이 너무 없지요. 단순히 추억뿐만 아니라, 졸업 후 애교심(愛校心)으로도 이어지는 중-요한 부분인데, 아직 거기까지는 손이 미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교수님께서 좋은 취지로 조형물 공사를 추진하시기에 저도 오늘 약정서를 보냈습니다 . 학생들을 위한 추억의 쉼터를 만드는데 작지만 힘이 되고 싶어서요. 먼 이야기겠지만 마음은 뿌듯하네요. 좋은 방법 가르쳐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확인 결과 위 글을 주신 J씨는 젊은 분으로 본교 출신이 아니었으며, 박봉임에도 필자와 동일금액의 발전기금을 기증하였다. 그것도 익명으로..... 본의 아니게 재정적 부담을 드리게 되었음에 송구스런 마음 없지 않으나, 우리의 작은 소망이 Munsuian들의 관심을 끌고, 나아가 학교나 재단을 움직이게 될 그날을 간절히 기대해 본다.>

 

무릇 꿈이 있는 곳에는 길이 있는 법(Where there is a will, there is a way), 작은 시냇물이 모여 큰 바다(大海)를 이루듯이 개체의 힘이 모여 큰일을 이룸을 곧잘 본다. 원로교수란 말이 약간은 부담이 되지만, 나의 소박한 작은 두 꿈이 긴~여울을 만들어 강이 되고 바다가 되면서 알찬 결실로 영글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K 선생님,

 

선생님 홈피를 22354번째로 방문했었습니다. “우리 대학의 많은 교수님들께서 선생님처럼 홈-피를 관리하시면 참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지난 번 학부/학과 홈-피를 일괄 점검한 바 있는데, 약 40%가 sleeping하고 있는 것을 보곤 안타까움이 참 많았지요. 그 중요성을 아직 잘 인식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각설하고, 말씀해 주신 "선인장 조각상" 건은 솔직히 어떤 것이 좋은 방안인지 잘 모르겠는데 좀 더 궁리하겠습니다. 이런 저런 의견을 좀 더 들어보겠습니다. 여하튼 새 봄에 즐거운 일들 많이 만드시고, 또 건승하시길 기원합니다.

 

총장 김도연 배

 

 

개인 메일함을 정리하다 보니, 상기와 같은 총장님 글이 와 있기에 복사하여 이곳에 옮겨 봅니다. 2010년 4월경쯤에 보내셨네요. 그 후 학교 "디자인 위원회"가 구성되고, 교직원 및 학생을 대상으로 "디자인 공모전"을 실시하였답니다. 공모전 실시 후인 2010년 12월 중순경에는 부총장님께서 연구실을 방문하셨고, 그 자리에서 “인문대, 사회대, 경영대 core 지역에 있는 문제의 "선인장 조각상"은 식물원 남쪽으로 옮기고, "소나무 동산"을 만들어 학생들의 휴식 공간으로 만들 것” 이라 하셨습니다. "공사는 2011년 1월 방학 중에 시작한다"고 하시네요.

 

[인문대, 경영대, 사회대 core 지역에 있는 " 소나무 동산" 건립에 관한 비화랍니다. 이전에는 쇠로 된 선인장 조각상만 하나 덩그렇게 있었지요. 제대로 어우러진 동산을 볼 때마다 뿌듯한 점 없지 않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담배불에 타서 소나무 한 그루가 죽어버렸다는 것이죠. 영문과 학생분들,  "소나무 동산" 많이 많이 사랑해 주세요!]